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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 칼럼] 왜 ‘함평 문제’가 곧 ‘통합의 문제’인가?

2026-02-27 15:57 | 입력 : 김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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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행정통합의 첫 시험대, 성패의 운명은 함평에 달렸다”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
함평은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의 경계에 위치한 지역이며, 빛그린산단이라는 광역 핵심 산업 거점이 자리 잡은 곳입니다. 즉, 함평은 광주의 산업 수요와 전남의 행정·토지·농촌 기반이 직접 맞닿아 있는 전략적 접점 지역입니다.
이 지점은 단순한 지리적 경계가 아니라, 산업과 농촌, 도시와 비도시, 개발과 보전이라는 서로 다른 이해가 교차하는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평의 방향 설정은 곧 통합 이후 광역 행정의 성격과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시금석이 됩니다.

1. 함평은 통합의 ‘시험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행정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핵심은 자원 배분과 정책 결정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있습니다.
함평은 산업단지 확장,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배후 인프라 조성, 농지 전환, 교통망 확충 등 굵직한 의사결정이 동시에 요구되는 곳입니다. 만약 통합 이후에도 행정 책임 주체가 모호하고, 재정 분담과 개발 이익 배분 구조가 불명확하다면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산업 기반은 광주에, 토지와 생활 기반은 전남에 있다는 이중 구조 속에서 함평의 이익이 후순위로 밀린다면, 통합은 ‘도시 중심의 확장 정책’으로 인식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함평은 주변부가 아니라 통합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첫 현장이며, 통합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출발점인 것입니다.

2. 통합의 정당성은 ‘주민 체감’에서 나온다
행정통합의 성패는 규모의 확대나 예산 총액이 아니라, 주민이 얼마만큼 삶의 변화를 체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농어촌 지역이 통합 이후에도 교통 접근성은 그대로이고 일자리는 산업단지 외곽에 머물며 주거 환경 개선은 지연되고 재정 투입은 도심 위주로 집중된다면 통합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정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누적되면 주민 수용성은 사라지고, 통합은 행정적으로 유지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실패한 정책이 됩니다. 형식적 통합은 가능하지만, 심리적·생활적 통합은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함평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는 단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 모델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사례가 됩니다.

3. 함평의 이익 보장은 곧 통합의 안전장치다
행정통합이 성공하려면, 접점 지역인 함평군의 이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는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의 안전장치입니다. 이를 위해 최소 조건인 다음의 원칙을 제시합니다.

첫째, 함평군의 법적 지위와 자치권을 특별법에 명문화하라.통합 이후에도 ‘함평군’ 명칭과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지위, 군수·군의회·읍면 체계를 포함한 자치권을 명확히 보장해야 합니다. 흡수가 아닌 공존이라는 점을 법으로 확정하는 것이 통합 논의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재정은 군 지역에 실질적으로 귀속되도록 제도화하라.통합 재정 지원이 광역 단위에 머무르지 않도록 소멸위험도와 농어촌 특성을 반영한 배분 원칙을 균형발전기금등 재정 장치를 통해 특별법에 의무 규정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산업단지 확장과 기업 유치로 발생하는 세수와 개발 이익은 함평의 기반시설·복지·정주 여건 개선으로 직접 환류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빛그린국가산업단지의 행정 주도권과 발전의 과실을 함평에 보장하라.빛그린산단을 통합 광역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지정하되, 관리·지원·조정 기능에서 함평의 주도적 역할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근로자 주거·교통·생활 SOC는 함평에 우선 배치하고, 산단으로 인한 세수·인구·경제 효과 역시 지역에 실질적으로 환원되어야 합니다.
넷째, 공동학군제와 의료 인프라를 통합의 핵심 과제로 명문화하라.전남과 광주를 아우르는 공동학군제는 주민 체감 통합의 상징적 제도입니다.
동시에 권역외상센터를 포함한 의료 인프라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함평군은 맹장수술 뿐만 아니라 가벼운 봉합수술도 제때 받을 곳이 부족할 만큼 의료 기반이 턱없이 열악합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인근 도시로 이동해야 하고, 그 이동 시간은 곧 생명을 다투는 시간이 됩니다. 국가산업단지를 논하면서 정작 주민의 생명과 산업재해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료 안전망조차 갖추지 못한 현실을 방치한 채 통합을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권역외상센터와 응급·수술 기능을 갖춘 종합 의료 인프라를 함평에 우선 구축하는 것은 지역 배려가 아니라 국가의 책무입니다. 이는 산업 안전을 위한 기반일 뿐 아니라, “아프면 떠나야 하는 지역”이라는 불안을 끝내고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최소 조건인 것입니다.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통합은 명분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의료 공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추진되는 행정통합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 국가사업 누적 피해에 대한 ‘함평 회복·상생 패키지’를 포함하라.국립축산과학원 이전 등으로 발생한 국가사업의 구조적 피해와 손실에 대해 의료·교육·산업·연구 기능이 결합된 중장기 회복 사업을 통합 논의에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이러한 장치가 없다면 통합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정책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함평의 요구는 통합을 거부하기 위한 조건이 아닙니다. 함평이 사라지지 않고, 통합이 형식이 아닌 실질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함평의 동의 없는 통합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제 전남과 광주는 선언이 아니라 법과 제도로 답해야 할 때입니다.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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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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